내려다보면 운동장 처럼 넓은 공터가 보이고 그 너머에는 또다른 주거 공간이 펼쳐져 있다. 과연 저 공터에서는 무엇을 했을까? 여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운동회라도 했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터무니 없는 생각도 해 보았다. 넓은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늦은 아침 도는 이름 점심을 먹는 사람들을 보니 운동회 때 박 터뜨리고 먹었던 김밥이나 양념 치킨들이 문득 떠올랐다. 심지어 상상력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잉카 시대에 이 곳을 뛰어 놀았을 아이들의 모습까지 그리고 있었다.
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