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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Machu picchu 10 - Machu picchu, Peru (2010, 1, 5)


해가 걸리는 곳, Intiwana 정상에 서면, 해가 걸리는 바위가 서 있다. 하지만 이 바위는 해시계의 역할을 하는게 아니라 저 뒤로 보이는 Wayna picchu를 상징한다고 한다. 이 곳에 서서 Wayna picchu를 바라보니 문득 Wayna picchu에 오르기 위한 번호표를 받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곧 높은 곳의 포도를 바라보기만 하는, 그리고 저 포도는 실 것이라고 확신하는 여우의 마음처럼, 어차피 기차 시간표 때문에 올라갈 시간이 없었을 거야라고 최면을 건다. 실제로 한 번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쓴 입만만 다신다. 




내려다보면 운동장 처럼 넓은 공터가 보이고 그 너머에는 또다른 주거 공간이 펼쳐져 있다. 과연 저 공터에서는 무엇을 했을까? 여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운동회라도 했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터무니 없는 생각도 해 보았다. 넓은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늦은 아침 도는 이름 점심을 먹는 사람들을 보니 운동회 때 박 터뜨리고 먹었던 김밥이나 양념 치킨들이 문득 떠올랐다. 심지어 상상력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잉카 시대에 이 곳을 뛰어 놀았을 아이들의 모습까지 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