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öfn을 지나면 Vatnajökull의 동쪽 언저리에 Lonsöræfi가 펼쳐진다. 동부 지역에는 이름있는 관광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피요르드를 따라 달리는 도로 굽이굽이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구름이 걷힌 후부터. 아침에는 빙하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는 구름 사이로 빙하에 반사된 빛들이 새어나와 마치 하늘이 구겨진 알루미늄 호일을 보는 듯했다. 하늘에서 난반사된 빛들은 땅위의 산들에 또다시 부딪혀 팔래트에 이미 풀어놓은 녹색에 새로운 색을 섞듯이 다양한 색깔을 만들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해가 땅을 조금씩 데우니 구름들이 산허리를 타고 높은 하늘로 올라가고 그 빈자리로 온전한 하늘의 푸른빛이 조금씩 밀려들어왔다. 하지만 구름은 이대로 소멸되는 것이 두려운지 마치 산정을 부여잡고 있는 것 같다.
마침내 구름은 완전히 겆히고 바다의 푸른빛에 견주에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푸른 하늘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동부 피요르드를 이루고 있는 산들의 허리는 산정에 미처자리잡지 못하고 파도에 또는 바람에 깎여서 바다 밑에 차곡차곡 퇴적되있던 퇴적물들이 일순간 융기된 탓에 마치 미끄럼을 타도 될 정도의 매끈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빙하가 긁은 거친 상처는 이미 저 부드러운 퇴적물에 덮여버리고 대신에 방문자들의 근심걱정거리도 다 상처와 같이 묻어줄법한 그런 관대한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