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하루를 마무리 하기 위해 시 외곽의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에 문득 눈을 사로 잡는 어부의 상. 흔히들 생각하는 길쭉 길쭉한 북유럽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짜리몽땅한 모습이 귀여웠다. 하지만 적은 생산인구 때문에 어린 시절 부터 생계에 뛰어들어야 했던 어린 아이슬란드 소년들을 모델로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닿으니 마냥 웃음지어지지만은 않았다. 그러고 보니 Westfjord까지 열심히 오긴 했는데 뭔가 이렇다한 볼거리는 없었던 것 같아 살짝 아쉬웠다. 그래서 도시를 한 번 크게 둘러보았다. 한 때는 어업이 성한 도시였다는데 왜이리도 고요하기만 한지......
매끈하게 떨어지는 피요르드 허리에 드문드문 피어있는 푸른 빛이 지겹지 않게 한다. 마치 밥 로스 아저씨가 캔버스 바닥에 녹색을 미리 칠해 놓고 그 위에 밴다이크 브라운을 나이프에 덕지덕지 묻힌 후 날까롭게 끌어서 그린 듯한 풍경이다. 이 피요르들을 뒤로하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색색의 낮은 집들은 마치 팥빙수에 올라앉은 젤리들 처럼 눈에 새콤한 맛을 더한다.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은 해변을 타고 도는데 문득 바다는 계속보는데 파도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신 산허리에 만년설들이 흘러내려 물결무늬를 만들어 놓고 있더라.
고개를 드니 낮게깔려있던 구름을 비집고 햇살 한 줄기가 산정 바로 밑을 비춘다. 마치 저기를 파면 누군가 옛날에 숨겨논 보물이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내륙은 아직 구름이 그득해 내일 여행을 걱정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