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uz del sur 홈페이지
페루는 제법 국토가 넓어서 다음 도시로 이동할 때 야간 버스를 이용했다. Lima에서 Arequipa까지의 구간은 Ika나 Nazca와 같은 다른 중요 관광도시들을 지나서 제법 인기가 있는 고속도로 구간이지만 종종 버스 납치라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해서 Lonely planet에서는 그닥 추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편한 좌석과 중앙통제센터에서 항상 감시하는 안전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이 만족스러웠다.
버스는 2층인데, 1층이 고급좌석이란다. 2층이 아무래도 창밖을 바라보기 좋겠지만 야간버스 인데다가 동틀데 아침햇살이 너무 세며 화장실 냄새가 특히 뒷자석이 심하다는 평이 있어서 1층을 이용했는데 의자가 거의 180도로 젖혀져 아주 편안했다. 사실 가격차도 거의 나지 않는다. (1층 약 $60)더불어 비행기처럼 담요와 배게 그리고 이어폰을 제공하며 기내식(!)도 제공한다. 예전에는 탑승 전에 안전상의 이유(?)로 사진도 찍었다는데 Lima에서 Arequipa에서는 찍지 않았다 (참고로 Arequipa에서 Cusco에서는 찍었다.)
그리고 Cruz del sur의 명물. 빙고되겠다. 상품은 돌아오는 버스 티켓이라는데, 우리는 이 길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깐. 하지만 단순히 영화만 틀어주는 일방향의 서비스가 아니라 뭔가 교감하는 쌍방향의 서비스, 이 작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벤트가 참 흥미로웠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지친나머지 스르르 눈이 감기던 찰나에 뜻하지 않은 이벤트라니.
그렇게 우리는 Lima를 벗어났다. 현대화를 향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 곳의 불빛을 그리고 짧은 만남을 뒤로하며 내일 눈을 뜨면 또다른 페루가 우리를 맞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여행 둘째날 (실질적으로는 첫째날)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