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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Brazil (2015)

Sugarloaf mountain 1 - Rio de Janeiro, Brazil (2015. 12. 31)


Rio de Janeiro. 살면서 내가 이 곳에 오게 될 줄 이야. 어렸을 때 책에서만 보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도시. 산 정상 위에 두 팔벌리고 있는 예수상과 바다 위로 점점위로 솟아 있는 산들, 그리고 멋진 해변들이 아름다운 도시. 그리고 온갖 범죄가 횡횡하는 한 편으로는 무서운 도시. 이구아수 폭포에서 새벽에 비행기를 타고 상파울로에서 환승하여 오후 쯤에야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리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조그마한 원반처럼 생긴 마라카낭 경기장과 예수상을 바라보며 내가 정말로 리우에 왔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리우 땅에 발을 디디고 나서는 설레는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어설프게 보이지 않도록 긴장하며 사전에 준비한 데로 택시를 이용하여 신속하게 숙소로 이동하였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넘쳐나는 관광객 덕분에 정보들 역시 넘쳐나서 그런지 적어도 공항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합리적인 시간에 숙소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요즘은 리우의 해변이 코파카바나나 이파네마 보다 좀 더 서쪽에 위치한 콘라도가 좋다고 해서 그리고 가격도 좀 더 싸서 그 곳에 숙소를 잡았다. 마침 숙소 앞에 해변도 있어서 잠시 바다에 발만 담그려고 했는데 때마침 비가와서 해수욕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근처에 몰도 있고 호텔도 괜찮았다. 이렇게 리우에서의 첫날 일정을 마치고 둘째날 그리고 이 여행의 마지막 날 본격적으로 리우를 돌아보았다.



오전에 원래는 거대 예수상이 있는 코르코바두 산을 먼저 구경하려고 했는데 한 해의 마지막 날 (리우 송년 불꽃놀이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이다 보니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아서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트램표를 사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는 오후에 나마 남은 표를 구할 수 있어서 미리 표를 사두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먼저 팡 지 아수카르 일명 설탕빵산에 먼저 가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나름 오전에 서둘러서 인지 주차장에 차들은 가득했으나 별로 기다리지 않고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드디어 리우 데 자네이루를 대표하는 풍경들을 직접 볼 생각을 하니 설레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보니 이 곳에도 작은 해수욕장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곳은 이파네마나 코파카바나 뿐만아니라 모래사장만 있으면 저렇게 해수욕장이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는 듯 했다. 문득 시티 오브 갓에서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들이 생각났다.



설탕빵산의 케이블카는 도중에 한 번 갈아타야 하는데 첫번째 정거장에서는 거대예수상이 있는 코르코바두 산이 보이긴 하는데 예수상은 그냥 작은 십자가 처럼 보인다. 점점이 떠 있는 보트들이 참 평화로워보인다. 리우 데 자네이루가 세계 3대 미항 중하나라고 하는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풍경이었다. 때마침 누가 헬기투어를 하려고 하는지 헬기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 돈 만 있다면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반대 쪽에는 이제 우리가 갈 설탕빵산이 보인다. 설탕빵이라는 어감이 참 좋기도 한데 괜히 배가 고프게 하는 듯도 하다. 잘 보면 그냥 솟은게 아니라 한 쪽으로 기우뚱 쏠린 듯하여 더욱더 신기하게 보인다. 이 정거장에서는 오후에는 뭔가 행사를 하려는지 한창 무대를 꾸미고 있었다. 여름이지만 나름 연말 느낌이 나서 생경하기도 했지만 점점 더 흥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