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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Machu picchu 3 - Machu picchu, Peru (2010, 1, 5)



이제 망지기의 집으로 이동한다. 아직까지 안개에 덮힌 Machu picchu는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기대감만 돋운다.
망지기의 집은 일종의 도시로 들어가는 검문소 내지는 망루의 역할을 했던 곳으로 Machu picchu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우리가 많이 봐왔던 전망 사진 역시 이 곳에서 찍은 것이다. 개장한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많은 단체 관광객들이 아직 도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이 망지기의 집 주위에 둘러 앉아 가이드로 부터 대략적인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Peru를 여행하기 전에는 가이드를 동반한 관광에 대해 회의적이었던게 사실이다. 짜여진 일정, 자율이라는 것이 지워진 여행보다는 여백이 그득한 하얀 도화지에 밑줄 정도만 그려져있어서 반듯한 글자를 쓰게 도와주는 정도의 여행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친절한 가이드 몇 분을 만나면서 정말 혼자서는 느낄수도 즐길수도 없었던 많은 것을 경험했던 것 같다. 혹시 Machu picchu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면 가이드를 고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 혹 제법 비싼 가격과 언어의 문제가 걸린다면 좋은 안내서 한 권 정도 구비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난 The Machu Picchu - Guidebook, A Self-guided tour를 이용했는데 지도와 함께 친절한 사진 설명이 곁들어져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되었다.


망지기의 집 창을 통해서 내려다본 Rio Urubamba. 꽤나 높은데 우기라서 그런지 흙탕물이 콸콸흐르는 소리가 손에 잡힐 듯 하다. (참고로 내가 방문하고 2주일 후 엄청난 폭우로 이 강이 범람해 Peru rail의 운행이 2달 정도 중단되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게 물이고 그래서 물가에 사람이 모이는게 마련일 진데 그냥 위에서 강을 바라만 봤을 잉카인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참 신기했다. 이 Machu picchu의 관개시설도 상당히 잘 갖추어져 있어서 크게 물 걱정은 없었던 듯하다니 불가사의라고 할 만하다. 저 밑에서 부터 관광객 들이 개미가 줄지어 가듯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반대쪽은 계단식 영농. 이 곳에서 작물도 키웠을 것이도 가축도 뛰어 다녔겠지. 산허리를 휘감은 계단들이 마치 주름치마를 두른 듯하다. 아침일찍 부터 서둘렀던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거나 누워 있었다. 뭐 분위기, 이 신비한 분위기를 그냥 여유있게 즐기는 것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꿈꿔오고 있는 것이리라. 단 너무 이른 아침에는 잔디가 함빡 머금은 습기 때문에 옷이 젖는 것을 감수해야 할 듯. 우리도 그 동안 가방에 꼭꼭 숨겨왔던 판쵸우의를 펼쳐보았다.


 Ceremonial rock. 저 밑의 강에서 끌고 올라왔다고 한다. 잘 다듬어진, 그리고 계단의 형태 등으로 보아 신성한 목적이 있었을 거라고 하는데 명확히 알려진 것은 없단다. 그래도 마을 앞의 지석이나 장승처럼 도시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그래 잘 왔다. 한껏 즐기고 가려무나."라고 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