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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Iceland (2010)

Kirkubæjarklaustur - Southeast, Iceland (2010, 6, 12)

 
Southeast 지역으로 드디어 넘어왔다. Southeast에는 여행 전반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Vatnajökull 빙하가 있어서 여행객에게는 흥분되는 곳이지만 생활 터전으로서는 아무래도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보니 마을을 찾기가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Southeast로 향하는 1번도로 양쪽으로는 인적대신에 이름모를 이끼가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호기심으로 밟았다가는 끝없는 심연으로 빨려들어가 뜻밖의 우주괴물을 맞닥드릴 것 같은 기묘한 분위기가 우중충한 하늘 빛 아래 펼쳐져 있었다.  한 시간 가량 달리다 보니 어느 새 푸른 빛이 진해져 유명한 아이슬란드 말들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한가하게 앉아있는 초원이 펼쳐졌다. 


그리고 마을 Kirkubæjarklaustur. Kirku (교회) bæjar (농장) klaustur (수녀원). 참 성의없이 지은 마을 이름이 무색하게 정말 작은 마을이지만 내륙으로 향하는 203번 도로가 향해있는 덕분에 주유소나 작은 식당들도 있어 Vatnajökull로 넘어가기 숨을 돌릴 수 있는 곳이다. 전체적으로 솟아오른 절벽아래로 내륙에서 흘러내린 퇴적물들이 쌓여 이룬 넓은 초원이 아마 예전에는 제법 큰 농장이 있었으리라. 사진으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저 절벽위에는 Systravatn이라는 호수가 존재하고 한 쪽 절벽이 터져 호수의 물이 폭포, Systrafoss를 이루며 떨어진다. 



내륙으로 향하는 길은 어떨까 문득 호기심이 생겨 1번도로로 다시 접어드는 대시 204번 도로로 잠시 올라가 보았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날카롭게 떨어지는 폭포와는 달리 둥글게, 마치 호리병 껍질을 타고 흘러내리는 2층의 폭포가 이제 길이 험해질테니 여기까지만 보고 돌아가라고 하고 있었다. 대신에 Kirkjugolf의 벌집모양의 현무함 더미들을 즈려밟아보았다. 사실 처음 봤을 때 이게 왜 유명할까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이슬란드의 사가들이 이 돌더미들이 너무 편평하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교회바닥이었을 것이라고 착각했다고 해서 유명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