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ureryi를 벗어나니 다시 들판이요 산이다. Northwest 지역은 상대적으로 이름난 관광지가 없어서 어디서 하루밤을 지내야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아이슬란드에서도 오지라고 여겨지는 Westfjord로 향하려면 체력적으로 충전할 필요가 있었으니깐. 그러던 중 고민을 잠시 접어두고 출출해진 배를 살짝 채우기 위해 1번 도로를 잠시 벗어나 Glaumbær를 들렀다. Glaumbær는 아이슬란드의 전통 건축양식인 Turf house 일명 잔디떼집을 구경할 수 있다.
Turf house는 내부의 열을 보호하고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 위해서 지붕을 잔디로 덮은 형태를 하고 있다. 마치 잔디로 만든 침낭을 덮은 것 마냥 출입문만 빼꼼히 내놓고 있는 모습이 귀엽기 까지 하다. 옆구리에는 그나마 좀 답답했는지 이불을 차 버리는 대신 숨통을 터 놓았다. 출입문 반대쪽의 마무리는 잔디떼를 입히다가 남은 흙더미들을 벽돌처럼 만들어 켜켜히 쌓아 발이 시리지 않게 해 놓았다. 아이슬란드 사람은 북유럽 사람들이어서 제법 키가 크던데 천장에 닿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집들이 서로 온기를 잃지 않으려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리라. 마치 내무반에 일렬로 침낭을 덮고 누운 군인들처럼.
군락 귀퉁이에는 정말 아담한 교회가 자리잡고 있었다. 크기가 크기인 만큼 교회 뒤틀에 늘상 있는 묘지에는 오로지 한구만 모시고 있는데 이 묘지의 주인은 Snorri Þorfinnsson이라고 하는데 이는 북미에서 태어난 최초의 유럽인이라고 한다. 근데 왜 이 곳에 묻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