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are you going?/Chile (2015)

W trail (day 4) 10: 완료 - Torres del Paine, Chile (2015. 12. 22)

bbackjin 2016. 9. 22. 20:38


우리보다 일찍 출발했던 분들은 이미 도착해서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We did it." 정말 이 곳에 오기 위해서 3박 4일 동안 그렇게 걸었던 것 아니겠는가? 다행히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날씨가 괜찮아서 삼봉의 모습을 온전하게 볼 수 있었다. 사실 이 곳에 도착하면 벅찬 감정이 밀려올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 오기 직전이 너무 힘들어서 그렇진 않더라. 그래도 잠시 자리를 잡고 앉아서 날씨가 허락할 때 까지 망중한을 즐겼다. 이 삼봉에만 오르기 위해서 이 국립 공원에 오는 분들도 많지만 우리 주변의 많은 분들은 우리와 같이 하이킹한 분들 아니면 오늘 부터 본격적으로 하이킹 시작하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았다. 아마도 지금까지 걸어 왔던 것들을 되돌아 보거나 아니면 앞으로 다가 올 것들은 상상하며 이 곳에 앉아있었겠지? 어느 새 바람이 거세지고 구름이 올라와 삼봉을 덮어버려서 툴툴 털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돌아오르는 길에 저 코요테를 만나고 나서 갑자기 한여름에 눈이 내려 급히 카메라를 집어 넣고 하산해서 더 이상 남은 사진은 없다. 그렇게 우리는 W trail을 마쳤다. 이제 나이가 30대 중반에 접어 들어서 몸이 받혀줄 것인가 걱정도 되었지만 사실 그렇게 까지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앞으로 이런 하이킹을 언제 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튼 멋진 경험이었다.


앞으로 혹시 이 곳 하이킹을 하실 분들 위한 조언을 좀 남기자면 대피소에서 싸주는 샌드위치는 정말 맛이 없다는 것 정도? 그렇다고 점심으로 먹을 만한게 딱히 있는 것도 아니니 견과류나 간식거리를 충분히 챙겨가시길. 교통편은 뭐 여기저기서 이야기 했듯이 별로이고 시간이 된다면 Punta natales에서 출발하시는 게 좋고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우리처럼 El calafate에서 왕복하시면 El calafate 관광 거리들과 연결해서 여행하기 좋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짐을 잃어버렸지만). 날씨는 정말 4계절을 다 겪을 수 있고 바람은 시도 때도 없이 심해지니 마음의 준비는 하실 필요가 있지만 등산로는 생각보다 잘 되어있었다. 등산 시간은 국립공원에서 나누어주는 지도 (http://www.torresdelpaine.com/img/portada/mapaPAINE.jpg)에 나오 준 정보가 얼추 잘 맞았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