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are you going?/Chile (2015)

W trail (day 2) 6: Frances valley 2 - Torres del Paine, Chile (2015. 12. 20)

bbackjin 2016. 9. 18. 21:42


지금도 가끔 눈을 감으면 Mirador Britanico에서 바라본 병풍처럼 펼쳐진 산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으로 미처 담지 못한 풍경. 광각렌즈의 일그러짐으로 다 담지 못하는 풍경. 문득 우리가 짐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어제 흐린 날씨에 이 곳에 왔을 테고 이 멋진 풍경을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말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생각을 또 다시 하였다. W trail의 대표 적인 즐길 거리는 Torres 삼봉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인정하듯이) 이 Frances valley가 훨씬 기억에 남는다. 이 곳에서 같이 하이킹했던 사람들과 우리 해냈다며 서로 축하하고 사진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현실은 오늘 걸은 것 만큼 더 걸어야 된다는게 함정). 시간이 된다면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오후 5시가 넘으면 Camp italiano를 벗어나지 못하므로 발걸음을 다시 재촉했다.



내려가는 길은 왠지 성취감 이후에 밀려 온 안도감 때문인지 긴장이 풀렸고 그래서 그런지 좀 더 힘들게 걸었다. 그래도 올라올 때 미쳐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Cerro Paine Grande에 걸려있던 구름이 넘어가는 걸 바라보며 또는 Lago Nordenskjold의 기이한 푸른 빛을 눈에 담으며 걸어갔다. 올라올 때는 올라가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이 한 데 뒤섞여 좀 북적북적했는데 내려간 때는 시간이 적절히 늦어서 더 이상 올라오는 사람이 없었고 상대적으로 한적하게 하이킹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가끔 꾸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빙하에서 떨어지는 눈사태도 볼 수 있었다. 문득 저기까지 가본 사람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렇게 5시간에 걸쳐서 Frances valley 하이킹을 마쳤다. 이 날 Camp italiano까지 총 7시간을 걸었는데 앞으로 2시간이나 더 걸어야한다는 사실이 살짝 절망케 했다 (총 w trail에서 이 Grande Paine에서 Refugio Cuerno 구간이 가장 길다). 해가 더 지기 전까지 Refugio Cuernos까지 가야만 했다.